[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프랑스 광양자컴퓨팅 기업 콴델라가 한국을 광양자컴퓨팅 제조와 시스템 통합을 위한 전략적 협력 거점으로 삼는다. 단순히 큐비트 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기보다 광자 기술과 반도체 제조기술을 결합하고 오류정정 양자컴퓨팅(FTQC)으로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니콜로 소마스키(Niccolo Somaschi) 콴델라 대표는 28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양자컴퓨팅의 기술 발전 방향과 한국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향후 2년간 국내 기업·연구기관과 하드웨어 공동개발 및 시스템 통합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소마스키 대표는 특히 광양자컴퓨터의 성능 확장을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 수준의 제조·검사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양자컴퓨터의 성능 확장은 결국 반도체 수준의 정밀 제조와 검사 역량에 달려 있다”며 “앞으로 2년간 국내 파트너를 발굴해 광자 모듈의 양산 적합성을 검토하고, 그 결과를 오류정정 양자컴퓨팅으로 가는 기술 로드맵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 제조역량, 광양자 기술과 결합
콴델라는 앞으로 2년 동안 국내 협력 파트너를 △광양자 하드웨어 제조 △극저온 제어 및 시스템 통합 △AI·GPU·HPC 기반 양자 시스템 운영 등 3개 분야에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소마스키 대표가 한국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반도체 산업이 축적한 제조 역량이다.
광양자컴퓨팅은 광자를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만큼 양자칩과 광자 부품의 정밀한 제작·패키징·검사가 중요하다. 콴델라는 국내 반도체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집적광자회로(PIC), 전자집적회로(EIC), 단일광자원, 초전도 나노와이어 검출기 등을 결합한 광자 모듈 개발을 추진한다.
국내 반도체 산업의 첨단 패키징과 웨이퍼 수준 테스트, 정밀 광정렬 기술을 활용해 광자 모듈의 양산 가능성을 검증하고 공동 제조 로드맵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소마스키 대표는 한국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장기적으로 한국을 아시아 지역의 주요 협력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큐비트 수’보다 오류정정에 초점
콴델라가 제시한 중장기 기술 전략의 핵심은 **오류정정 양자컴퓨팅(FTQC)**이다.
양자컴퓨터는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완전히 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장시간 복잡한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오류를 감지하고 보정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콴델라는 현재의 광자 QPU에 반도체 스핀 기술과 오류정정 기술을 결합하고, 시스템 규모와 연산 성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FTQC 환경을 구현한다는 기술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산업 규모의 제조 역량 △낮은 시스템 자원 오버헤드 △광 네트워킹 기반 모듈형 확장성 △고속 연산 성능을 핵심 기술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는 양자컴퓨팅 경쟁의 초점을 단순한 물리적 큐비트 수에서 실제 연산에 활용할 수 있는 논리 큐비트와 시스템 안정성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광양자-QPU와 AI·GPU·HPC 연결
콴델라는 양자컴퓨터를 독립적인 연산 장비로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인프라와 연결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오류정정 디코딩과 AI·GPU 연계, HPC·클라우드 통합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QPU-HPC 통합 개념검증(PoC)을 추진한다.
장기적으로는 GPU와 QPU, HPC 자원을 저지연으로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양자-AI 컴퓨팅 환경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콴델라는 이미 프랑스에서 이러한 양자-HPC 연계 경험을 확보하고 있다. 2025년 10월 프랑스 대규모 컴퓨팅센터(TGCC)에 광자 QPU ‘루시(Lucy)’를 배치하고 졸리오퀴리(Joliot-Curie) 슈퍼컴퓨터와 연계해 하이브리드 워크플로우를 지원하고 있다.
소마스키 대표는 이 같은 유럽에서의 QPU 배치·운영 경험을 국내 반도체·AI·HPC 역량과 결합해 산업 적용 사례를 확대한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 ‘양자 제조 컨소시엄’ 구성 추진
콴델라는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양자 제조 컨소시엄 구성 방향도 밝혔다.
콴델라가 기술·시스템 로드맵과 유럽 내 QPU 구축·운영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은 반도체·광자·첨단 제조·시스템 통합 역량을 맡는 방식이다.
공동개발 과정에서 지식재산권(IP)은 기존 보유분은 각 기관이 유지하고 새롭게 창출되는 IP는 역할과 기여도에 따라 공유하는 원칙을 적용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양자 제조챌린지 등 관련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소마스키 대표는 “한국 기업 및 연구기관과 실질적인 협력 사례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한국을 아시아 지역 협력의 주요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콴델라는 이번 국내 협력을 통해 광양자 하드웨어 제조에서 시스템 통합, QPU-HPC 연계, 산업 실증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FTQC 기술 개발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결국 콴델라가 한국에서 추진하는 사업의 핵심은 광양자 기술을 국내 반도체 제조 인프라와 결합해 양산 가능성을 높이고, AI·HPC와 연결해 실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오류정정 양자컴퓨팅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요약된다.
김유석 콴델라코리아 지사장은 “현재 한국에서 충원하고 있는 인력에는 비즈니스 전문성과 기술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모두 포함된다”며 “국가 차원의 구상이 구체화되고 실제 연구소나 개발 프로젝트가 정해지면 향후 2~3년에 걸쳐 10여 명 정도의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콴델라가 한국을 양자컴퓨팅 사업의 주요 협력 거점으로 바라보는 배경에는 반도체와 정밀 제조 분야의 산업 기반이 있다.
김 지사장은 한국 양자산업에서 필요한 역량을 크게 컴포넌트의 최적화와 시스템 통합, 어셈블리 및 제조 등의 영역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특히 광양자컴퓨팅이 연구실 수준을 넘어 산업 규모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개별 부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이를 정밀하게 조립하고 검사·검증하는 제조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반도체 전공정뿐만 아니라 후공정과 관련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광양자컴퓨팅용 모듈을 제조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협력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그는 “양자컴퓨터의 사이즈가 작아지고 재효율화되는 과정에서 이를 제조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반도체 및 정밀 제조 생태계가 광양자컴퓨팅 산업화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콴델라는 이 같은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광자 기반 양자컴퓨팅 기술을 국내 산업계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의 결합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지사장은 “콴델라가 만든 기술은 파이썬 등을 활용해 양자 머신러닝을 구현할 수 있도록 엔터프라이즈 환경을 고려해 개발하고 있다”며 AI 기술 발전과 함께 특정 영역에서 양자컴퓨팅의 활용 사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콴델라는 양자컴퓨팅 자체의 하드웨어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AI·고성능컴퓨팅(HPC) 등 기존 컴퓨팅 인프라와 양자컴퓨터를 연계하는 활용 모델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대학 및 공공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한다.
김 지사장은 서울시와의 장기적인 협력 가능성을 언급하며 양자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컴퓨팅 분야뿐 아니라 금융과 산업 분야의 양자 활용 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가 추진하는 양자 클러스터와 연계해 양자컴퓨팅 운영 및 활용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서울시와는 컴퓨팅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이나 산업계의 유즈케이스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서울대학교 등 대학과의 협력을 포함해 보다 포괄적인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콴델라는 국내 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기술개발과 인력 양성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광양자컴퓨팅 하드웨어와 시스템 통합 기술을 국내 제조 생태계에 접목하는 한편,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양자컴퓨팅 유즈케이스를 확보해 생태계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양자산업이 연구개발 중심에서 제조·시스템 통합·서비스 등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장되는 과정과도 맞물린다.
콴델라는 앞서 한국에서 광자 하드웨어 제조, 극저온 제어 및 시스템 통합, AI·GPU·HPC 기반 양자시스템 운영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발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김 지사장의 설명 역시 이 같은 전략을 국내 인력과 제조·연구 생태계로 구체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콴델라는 앞으로 국내 협력 기반이 구체화될 경우 연구개발 인력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반도체·광학·제조·컴퓨팅 분야 기업 및 대학과의 협력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양자컴퓨팅 장비와 부품을 국내에서 개발·제조하고, AI·HPC와 연계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