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이민규기자]
공공 계약에 참여한 업체의 과거 계약이행 실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계약을 상습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경우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내용의 공공계약 관련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은 지난 7월 3일 국가계약법 개정안과 지방계약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 두 법안의 골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계약상대자의 과거 계약이행 실적을 관리하고 이를 향후 계약상대자 선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공공사업에 참여한 업체의 계약기간 준수와 납품 품질 향상을 도모하자는 게 개정안 발의의 기본 취지다.
주요 내용을 보면, 국가계약법 개정안은 각 중앙관서의 장이 계약상대자의 이행기간 준수율과 납품 품목의 품질 등 계약이행 실적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한 계약상대자를 결정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해당 이행 실적을 고려하도록 했다.
지방계약법 개정안도 같은 취지로 관련 규정을 신설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계약상대자의 이행기간 준수율과 납품 품목의 품질 등 계약이행 실적을 관리하고, 계약상대자 결정 과정에서 이를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선급금을 계약 용도 외로 사용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의 이행을 지체해 최근 5년 이내 지체상금 또는 지연배상금이 3회 이상 부과된 경우 부정당업자에 추가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법안의 핵심 내용이 계약 이행에 대한 기존 평가 제도와 중복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업체의 귀책 사유가 명확하지 않은 지연까지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선 현장의 의견을 종합하면 공공공사의 경우 공사 기간의 지연이 단순히 시공업체의 잘못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공공공사는 여러 공종과 공정이 긴밀하게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선행 공정이 지연되거나 갑자기 당초의 설계가 변경되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발주기관의 요구사항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고 자재 수급과 현장 여건의 변화, 천재지변 등 다양한 요인이 공사 기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사유로 계약기간이 조정되거나 공사 기간이 연장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단순히 지체상금 부과 횟수만을 제재의 기준으로 삼을 경우 업체가 통제하기 어려운 요인에 대해서도 불이익을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공공사에 참여한 시공업체가 발주기관의 설계변경이나 선행 공정 지연으로 실제 시공에 착수하지 못했지만 당초의 계약 상 지체상금이 부과되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 내용대로 관련 규정을 적용할 경우 해당 업체는 부정당업자로 분류돼 향후 다른 공공공사 입찰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에 지체상금 부과 사실 자체뿐 아니라 지체 발생 원인과 계약 상대자의 귀책 여부, 계약기간 조정 여부, 발주기관의 귀책사유 또는 불가항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