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경제계가 국내 생산·투자·고용 등 경제 전반에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보다 실효적인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3일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관해 최근 국회에 건의사항을 제출했다.
한경협은 먼저 국내생산세액공제 지원 대상·요건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앞서 세제개편안에서 정부는 녹색 전환과 경제 안보 차원에서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중요성·유망성·필요성을 기준으로 삼아 태양광, 풍력,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인공지능(AI) 로봇부품 등 6대 분야를 선정했다.
이에 관해 한경협은 “6대 분야 외에도 정부의 선정 기준에 부합하는 첨단·전략산업 분야라면 지원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한 미래형 자동차, 국민 생명·건강과 직결된 의약품·백신,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비롯해 로봇 완제품, 액화수소, 지속가능항공유(SAF) 등을 지원 대상으로 검토해달라고 덧붙였다.
국내생산세액공제 요건 개선도 주문했다. 정부안은 국내에서 생산한 품목 중 국내 판매 물량만 공제하고 수출 물량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미국·일본이 판매 지역과 관계없이 지원하고 있는 만큼 수출 물량도 지원해 국내 생산 유인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판매분만 지원하면 혜택이 국내 시장에 집중돼 수입 제품과의 공정한 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통상분쟁의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경협은 산업위기·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정부는 전국을 4개 지역으로 구분하고 연구개발(R&D) 세액공제와 통합투자세액공제, 국내생산세액공제에 최대 1.5의 지방우대계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한경협은 산업위기지역 내 R&D 및 통합투자세액공제, 인구감소지역 및 인구감소관심지역 내 국내생산세액공제에 가장 높은 지방우대계수인 1.5를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산업위기지역에 생산 효율화와 신규 투자를 유도하고, 인구감소지역은 생산 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세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한경협은 현행 관세법상 산업기술 R&D용으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한 관세 80% 감면 제도를 유지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안에 관세 감면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담았다. 그러나 미래형 자동차, 자율주행 등 첨단산업 분야는 양산 전 성능 평가, 품질 검증 등에 R&D용 부품, 파일럿 부품, 해외 시제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 관세 감면 폐지 시 R&D 비용 부담이 커지고 원가경쟁력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경협은 만약 현행 관세 감면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관세 감면율을 50%로 축소 조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이밖에 투자·R&D 등 세액공제의 이월 기간 연장도 건의했다. 미국·캐나다가 R&D 세액공제 미사용액을 20년간 이월하는 사례를 참고해 우리나라도 세액공제 이월 기간을 최소 15년 이상으로 연장하자는 것이다.
현행 세법은 해당 연도에 납부할 법인세가 없거나 적어서 공제받지 못한 세액을 최대 10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은 대규모 선행 투자 후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려 초기 적자 등이 지속되면 세액공제를 10년 내 모두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정부 세제개편안에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과 지방 투자 세제지원 우대 확대 등 국내 생산과 투자를 뒷받침하는 방안이 담긴 것은 기업 경쟁력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기업들이 세제혜택을 실제 활용해 생산·투자·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원 대상과 요건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