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 동향

  • 경총 “명예감독관 남발, 산업 현장 혼란 가중”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근로자대표가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추천하는 경우 정부 위촉을 의무화하고 인원 제한 기준은 없앤 산업안전보건법과 하위법령, 고용노동부 예규 등 명예감독관 관련 개정 법제가 1일 시행된 데 대해 경제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개편된 명예감독관 제도가 사업주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등 산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명예감독관 제도개선 건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경총은 이번 개정으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명예감독관 추천보다는 임금·단체협약 시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과다 추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기존 명예감독관 제도는 사업장 안전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로서 사업장별 1명 위촉 원칙으로 운영돼 왔는데, 법 개정으로 근로자대표의 명예감독관 추천을 아무도 제지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명예감독관 제도 주요 변경 사항. [자료=경총]
명예감독관 제도 주요 변경 사항. [자료=경총]

현재 많은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의 과도한 명예감독관 위촉 추진으로 혼란이 심화하는 상황이며, 경총은 실제 수백~수만명에 이르는 근로자 전원의 명예감독관 추천을 준비 중인 사업장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이 같은 집단적인 명예감독관 위촉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작업중지 요청 남발에 따른 공정관리 어려움 △사업장 감독의 객관성·효율성 저하 △노무관리 갈등 증가 및 노사관계 악화 등 문제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명예감독관의 작업중지 요청 권한은 산재 발생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사용하도록 한 것인데, 오히려 불필요한 요청 남발로 인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사고 위험은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사업장 감독 시 명예감독관 참여 의무가 적용되는데, 다수 명예감독관이 주관적 판단에 의한 의견을 개진해 정부의 객관적·효과적인 감독을 저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산안법상 명예감독관 업무 수행에 대해 불리한 처우가 금지돼 있어 정당한 인사권 행사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명예감독관 활동 시간 인정 여부 역시 노무관리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노사 협력 자율활동을 목적으로 한 제도가 되레 노사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안전보건관리체제에도 혼란이 우려된다. 산안법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안전·보건관리자, 관리감독자 등을 중심으로 효율적·효과적 산재 예방 조치가 이뤄지도록 규정하는데,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 명예감독관 수가 비대해질수록 현장 안전보건 활동과 주요 의사결정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이번 개정으로 고용노동부의 업무수행 고충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경총에 따르면, 지방고용노동관서마다 명예감독관 추천서 접수 후 위촉장 발급, 명예감독관증 발급, 위촉 통지, 향후 해촉 심사 등의 행정 절차를 수행해야 하는데 대규모 추천이 이뤄질수록 업무량 급증이 불가피하다.

명예감독관 운영 규정상 정부가 지역별·업종별 명예감독관 협의회를 구성·운영하고 정기적인 소집 교육을 시행하면서 수당을 지급하는 점 등을 고려해도 명예감독관 수 급증 시 관련 업무 소요 예산의 폭발적 증가와 실질적 협의회 운영에 애로가 상당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우려되는 사항들을 해소하기 위해 경총은 기업 규모별 적정 명예감독관 정원을 설정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세부 기준을 하위법령에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자대표의 명예감독관 추천 시 사업주 동의를 받도록 해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적임자 선별이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만약 신속한 법령 개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예규 개정을 통해서라도 무분별한 추천과 위촉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기업 규모별 적정 명예감독관 수를 제시·권고해 과도한 인원 추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경총은 1000명 미만 사업장은 1명, 1000명 이상 1만명 미만 사업장은 3명 이내, 1만명 이상 사업장은 5명 이내로 명예감독관을 임명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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