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신문=차종환기자]
터널 천장에 설치된 레일 위를 로봇이 쉼 없이 오가며 화재를 감시하고, 불이 나면 소방대보다 먼저 달려가 초기 진압하는 ‘레일로봇’ 기술이 수도권 고속도로 터널에 도입된다.
국토교통부 ‘디지털도로 AI 신기술 지원사업’의 과제로 추진되는 ‘AI 기반 터널화재 선제대응 시스템’은 총사업비 약 40억7000만원, 사업 기간은 2026년 7월부터 2027년 6월까지 1년이며, 실증은 수도권 서부고속도로 수리산 터널(연장 1.73km)에서 진행된다.
본 사업은 ㈜오스코가 주관하고 ㈜이스온과 ㈜디비엔텍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추진한다.
핵심은 특수 모노레일과 레일로봇 플랫폼이다.
터널 천장부에 설치되는 고강도 알루미늄 프로파일 레일은 로봇의 이동 경로인 동시에 전력 공급과 통신망이 하나로 통합된 인프라로, 집전 브러쉬 방식으로 로봇에 상시 급전한다. 덕분에 로봇은 배터리 충전이나 교체 없이 24시간 무중단으로 운영되며, 차량 통행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고 터널 전 구간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다.
레일 위에는 역할이 다른 3종의 로봇이 배치된다.
감시로봇이 실화상·열화상 카메라와 온도·습도·가스 환경센서를 탑재하고 24시간 무인 순찰하며 터널 내 위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한다.
안내로봇은 사고 발생 시 전광판(VMS)과 음성방송으로 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이용자 대피를 유도해 2차 연쇄사고를 예방한다.
소화로봇은 AI 화점 인식과 연동된 정밀 제어 노즐과 압축공기소화포(CAF)를 탑재, 화점을 자동 추종하며 초기 진압을 수행한다.
각 로봇은 최대 18km/h의 고속주행 성능과 정밀 위치 제어 능력을 갖춰, AI가 화재를 감지하고 관제요원이 승인하면 터널 어디서든 1분 내에 현장에 도달한다.
이번 실증에서는 수리산 터널 상·하행선에 모노레일 인프라와 함께 감시·안내·소화 로봇을 대규모로 설치해 실제 운영 환경에서 성능을 입증한다.
이스온의 레일로봇은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인 ‘스마트터널 BM 과제(도로 터널 스마트 관리를 위한 디지털트윈 및 지능형 레일 로봇 개발, 2021~2023)’를 수행하며 특수 모노레일과 지능형 레일로봇의 원천기술을 확보한 성과다.
이스온은 △스마트 도로터널 관리 시스템 △지하공동구 감시 장치 및 방법 △터널 관제영상 보정장치 등 관련 특허와 알루미늄 프로파일 레일 디자인 등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노레일 이동형 감시장치는 한국남동발전 개발선정품으로 등록돼 발전소 등 산업 현장에서 이미 운영 실적을 쌓아 왔다.
이번 사업에서 레일로봇은 AI 영상분석 기술과 결합한다.
터널 내 CCTV 영상을 AI가 실시간 분석해 최대 200m 거리에서 화재와 돌발상황을 조기 감지하면, 관제요원의 확인을 거쳐 레일로봇이 즉시 출동하는 구조다. 화점 확인, 차량 통제, 대피 안내, 초기 진압까지 소방대 도착 이전의 대응 공백을 로봇이 메운다.
컨소시엄은 AI 검지부터 로봇 출동, 초기 진압까지 전 과정(End-to-End)의 성능을 공인시험과 현장 실증으로 입증할 계획이며, 실증 결과는 향후 국가 터널 방재 지침 내 AI 기반 유고감지·선제대응 체계의 성능 기준 마련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증 이후에는 한국도로공사와 지자체 터널 관리기관 등 공공시장은 물론, 발전소·산업플랜트·지하공동구 등 민간 고위험 시설로 레일로봇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간다는 구상이다.
김웅욱 이스온 대표는 “레일로봇은 사람이 가기 어려운 곳, 사람이 위험한 순간에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라며 “산업부 R&D부터 발전소 현장 운영까지 축적해 온 레일로봇 기술력을 이번 고속도로 터널 실증에서 확실히 입증하고, 터널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대한민국 대표 안전 로봇 기술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