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 동향

  • 국민성장펀드, AI컴퓨팅센터 구축에 4000억 지원

[정보통신신문=서유덕기자]

정부가 미래 전략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공급하는 국민성장펀드의 운용에 속도를 내며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지원을 본격화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국민성장펀드 기금운용심의회를 열고 5건의 자금지원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으로 국민성장펀드는 11건, 8조4000억원 규모의 누적 승인 실적을 거두게 됐다.

국가 AI컴퓨팅센터 조감도. [사진=해남군]
국가 AI컴퓨팅센터 조감도. [사진=해남군]

이번에 승인된 자금지원 사항을 보면, 정부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국가 AI컴퓨팅센터 건설을 위한 지분투자를 추진한다. 국민성장펀드가 미래 핵심 먹거리인 AI 기술의 선점을 돕기 위해 AI 인프라 구축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AI컴퓨팅센터는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하고 첨단 AI 반도체를 도입·운영함으로써 국내 AI 연구·개발(R&D)과 서비스 제공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데이터센터파크 일원 약 5만제곱미터(㎡) 부지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첨단 AI 반도체 1만5000장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번 국민성장펀드 출자 승인을 계기로 4000억원의 SPC 자본금 재원조달이 연계 확정됐다. SPC는 향후 해당 사업에 대한 최대 2조원 이상의 대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본격적인 민간 투자가 촉발되고 2028년까지 국가 AI컴퓨팅센터가 구축돼 국내 산업계와 학계·연구계 전반에 AI 컴퓨팅 자원이 공급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AI 서비스가 탄생할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가 AI컴퓨팅센터는 국산 NPU의 품질 향상을 위한 테스트베드로도 활용된다. 정부는 국산 NPU 설계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 지원을 검토, 중장기적으로 외산 GPU 의존을 줄이고 국가 AI 인프라 주권 확보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정부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첨단전략산업기금 1000억원 직접투자를 포함한 5600억원 규모 자금을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기업·정부용 AI 솔루션과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국내 벤처기업인 업스테이지가 주도해 차세대 법인용(B2B) AI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번 투자가 독자적인 AI 역량을 확보하는 ‘소버린 AI’를 완성하기 위한 밑바탕를 마련하고, 국산 AI 가치사슬 형성과 산업 전반에의 AI 경험 조기 확산 등 경제사회 전반의 AI 전환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업스테이지가 자체 AI 솔루션 고도화를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국내 창업 기술벤처의 성공적인 성장모델 창출도 전망하고 있다.

업스테이지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국내 대표 포털사와 협력해 수억건의 검색 데이터와 장기간 축적된 문맥 데이터 등 ‘맥락’이 담긴 고품질 원천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한국어 특화 모델의 성능을 정교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부는 반도체·이차전지 핵심소재와 바이오 분야에도 저리대출을 제공하는 방침이다.

이차전지 분야에서는 포스코퓨처엠의 자회사에 첨단전략산업기금 2000억원을 포함해 총 2500억원의 저리대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리튬이온 배터리용 음극재의 핵심 원료인 구형 흑연을 생산하기 위해 자회사 퓨처그라프를 설립하고,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연간 3만7000톤 규모 구형 흑연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구형 흑연은 이차전지 제조원가의 10% 내외를 차지하는, 음극재의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중간재다. 포스코퓨처엠은 구형 흑연 생산시설 구축으로 천연 흑연 음극재 약 3만30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항체·단백질 기반 의약품 공정 개발·위탁 생산(CDMO) 기업 에스티젠바이오의 바이오시밀러 생산을 위한 원료의약품(DS)·완제의약품(DP) 생산시설 확충에 첨단기금 650억원을 비롯한 총 850억원 규모의 장기·저리대출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에스티젠바이오는 이번 투자를 통해 DS와 DP를 아우르는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울산소재 불화수소가스 생산기업 후성에 대한 자금지원을 승인했다. 이번 지원을 통해 반도체 식각·세정에 사용되는 고순도 불화수소 가스의 안정적인 국내 생산기반이 확보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앞으로 산업 파급효과가 크고 산업 정책적 의미가 있는 사업들을 선별해 주기적으로 메가프로젝트로 발표함과 동시에 첨단산업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자금수요를 상시적으로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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